자리에 앉은 김에 다 해치우겠다는 나의 굳은 결의 (...)
좀처럼 타이를 매지 않는 경위님인데 법정에 증언하러 오셨는지 포멀한 차림새가 반가워서. 생계형 미중년의 끝을 보여주는 루퍼트.
셜록에 대한 견해 대립에도 불구하고 이 두 사람은 1시즌부터 일관되게 서로에 대한 신뢰와 존중을 보여주고 있어서 마음에 드는 페어. 301 감상에서 언급했듯이 셜록의 귀환에 대한 샐리 도노반의 입장은 동풍이 쓸어간 듯 전무하다. 1시즌이 3편이고 2년마다 한 시즌씩 제작하는 와중에 샐리한테 배당할 러닝타임은 없다 이거지. 그럼 앤더슨은? 하고 묻고 싶은데 사실 이미 답을 알고 있다. 그는 '돌아온 탕아', '회개한 죄인', '개종한 이교도'다. 만들어놓고 보니 지네들도 아차했을까, 아니면 신경도 안썼을까. 샐리 도노반은 앤더슨처럼 쉽게 희화화하여 개심시킬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에.
영혼 잃은 레스트레이드 (....)
예뻐서 캡쳐했으나 얄밉다.
존의 빈자리.
셜록에겐 전장이었던 존의 결혼식. 말해줄 때까지 깨알같이 옆에 붙어있던 셜록. 고(故)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했던 셋이서 하는 결혼이었으니 잘 될 리가 없었다는 말이 이 시점에서 왜 떠오르냐고. 이런 연상작용 좋지 않다고.
멀쩡하게 잘사는 것 같은데 취향 이상한 아가씨 No. 2 제닌. 이 둘이 같이 사진 찍을 때 약혼자까지 옆에 끼고 온 주제에 깨알같이 질투하던 몰리 귀엽긔.
'piss off' 대신 '당신 참 유용하겠어요'를 듣게 된 셜록.
당신의 전화번호를 알고 있는 고기능 소시오패스. 명백한 의도 하에 행해지는 브라키오사우루스의 발목 털기 (...)
동작과 포즈가 예뻐서.
구도가 마음에 들어서. 셜록에서 늘상 보는 구도인데 볼때마다 마음에 드는 걸 보면 아 이래서 계속 쓰는 구나 싶다.
'어른들은 그런 걸 좋아해.'
'왜요?'
'나도 몰라. 한번 물어볼게.'
정말로 자기는 어른이 아니라는 양.
'눈에 있는 게 뭐예요?'
'구더기.'
'멋져요.'
긍정적인 피드백에 약한 셜록 어린이.
걍 찍어도 화보인 생계형 미중년.
제임스 숄토 소령. 이쯤 되면 존의 타입도 참 뻔하다. 유능하지만 이해받지 못하고 배척당하여 고독한 사람들 (...)
질투쟁이 셜록. 존이 메리한테 늘 말하던 사람이 자기가 아니라는 것에 1차 삐짐.
따스함과 고마움이 가득한 눈빛으로 상대방의 눈을 직시하며 이야기를 이어나가던 남자가 대충 둘러대는 말을 할때는 상대방 눈을 못마주치고 이리저리 휘청거린다. 진짜 거짓말 못한다.
언제나 존에게 최고이고 싶은 셜록 어린이. 심지어 그 항목이 '비사교성'이라고 해도. 그런 것에 승부욕 보이지 마라, 셜초딩. 메리의 바디 제스쳐를 보면 이 언니는 셜록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다 알고서 일부러 약올리고 있다.
'우리 둘 다 존에게 처음이 아니예요.'
하지만 셜록에게는 존이 처음이예요. 보통 사람들은 자신의 약함과 무능함을 알아서 타인에게 친절하고 다정해지죠. 우리가 가진 친절함과 다정함은 부족함을 메꾸기 위한 후천적 노력의 산물이예요. 우리는 자기가 받고 싶은 만큼 타인에게 친절해지죠. 자신의 주제를 알고 그에 맞춰 다리를 뻗는 방법을 아는 걸 우린 '사회화'라고 불러요. 그렇기에 '성장'은 필연적으로 실패를 동반하죠. 하지만 셜록은 실패한 적이 없어요. 자신에게 뭔가가 부족하다고 느껴본 적도 없어요. 그러나 어느날 갑자기 하늘에서 존 왓슨이 떨어졌고 완전하다고 생각했던 셜록의 세계는 오로지 그를 품기 위해 스스로의 몸에 구멍을 냈어요. 한번 열린 성문은 더이상 난공불락이 아니죠. 그는 이미 점령된 요새, 풀려버린 수수께끼예요. 이제 누가 그를 두려워하겠어요?
2화에서는 유난히 셜록을 두고 '무서워한다'는 표현이 자주 나온다. 테러를 막고 살인사건을 풀던 지적능력으로 베프의 웨딩을 계획하는 알바트로스. 브라키오사우루스에게 깔려죽는 사람들이 속출하는 가운데도 정작 그의 정체를 정의하라고 하면 겁먹은 어린아이.
계속 귀여운 메리.
새다리에 복부지방. 전형적인 중년남자의 몸매. 운동 싫어하는 사람이 체중조절한다고 억지로 하는 운동인게 다 티나는 게, 유산소운동기구만 있고 웨이트 기구가 하나도 없다.
항상 무섭고, 앞으로도 무서울 남자.
끝이 다가오고 있다고, 그렇지 않기만을 바라는 동생에게 대놓고 이야기해주는 형.
Don't get involved. 오른손에 낀 반지 안쪽에다 새겨넣으시지 그래. 평생의 반려나 다름없는 모토이신 것 같으니.
예뻐서 캡쳐. 존이 부탁한 거니까 거절할 수 없었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이미 엮인 건데 끝까지 안엮였다고 부정하는 건 대체 뭐냐.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아닙니다? 안올거 뻔히 알면서 전화한 시점에서 얘가 무슨 말을 듣고 싶었는지 알거 같아 짠하긴 한데 마이크로프트는 절대로 그런 말을 안해주는 사람이다. 셜록도 이미 알고 있다. 존이 그런 말을 해주는 사람이었지. 하지만 그 지지대를 잃어버릴 것 같자, 너는 잠꼬대로도 그런 말을 하지 않을 형에게 전화를 걸었다. 레드비어드 얘기까지 듣고 아주 된통 당했다. 이젠 아이가 아니라고 항변하는 말에서 더욱 진하게 느껴지는 겁먹은 어린아이의 냄새.
땅 위에 내려온 알바트로스. 존이 몰랐을 리가 없는데. 몰리가 그토록이나 걱정했었는데. 어쩌면 그게 존과 몰리의 차이인지도 몰라. 셜록에게 어려운 일이라는 걸 알면서, 일이 좋게 끝날 리가 없음을 알면서도 존은 셜록을 베스트맨으로 세우고 싶었고 그가 하는 speech가 듣고 싶었던 거지. 일말의 폭력도 개입되지 않은 완전무결한 사랑이 어디에 있겠어. A형끼리는 친해지기 어렵다는 항간의 속설처럼 진짜 친밀감은 일정 수준의 침해를 수반하지 않고서는 생성되지 않는다.
자기 삶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날이라는 말에 셜록이 반박하려 하자 깨알같이 못을 박는 존 왓슨의 모습.
자기가 메리 모스턴과 함께 존 왓슨이 세상에서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소리를 들은 셜록.
셜록이 베스트맨 스피치를 할 수록 미심쩍어지는 존. 얘가 언제 나한테 그런 말을 했더라?
안했어, 안했다고. 왜 이렇게 자신의 감각기관과 기억력에 대한 확신이 없어?;;
마지막에 입밖에 내서 말하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다는 말을 듣자마자 웃음을 터트리는 존과 메리 & 청중들.
슬슬 메리는 셜록이 버벅대는 모습을 즐기기 시작했다.
허나 그 즐거움은 오래가지 않았지.
이 뒤에 이어진 셜록 연설의 알짜배기. 존과 하객들의 눈시울을 붉어지게 만들었던 셜록의 연설은 그 모든 구절이 온전한 진심임을 알아서 감동적이었지만 과연 셜록 홈즈가 이렇게까지 직설적으로 자신을 오픈하는 사람이었나 싶은 의아함은 가시질 않는다.
범죄를 해결하던 열의로 존의 웨딩을 계획하는 셜록
진정하라는 메리의 말에 자기는 매우 안정된 상태라고 강변하는 셜록
난 존이 아니니까 거짓말 하면 알 수 있다고 말한 예비 미세스 왓슨. 셜록이 겁에 질려있다는 걸 알아차린 여자. CLEVER
이런 종류의 통찰력이라고는 약에 쓸래야 없지만 그래도 시키는 대로 말은 잘 듣는 존 왓슨
유투브에서 예식용 냅킨 접는 방법을 배운 남자. 어쩌다보니 이러고 있는 남자.
자기가 잘하는 방법으로, 늘 하던대로 하면서도 존을 도울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셜록. 이렇게나 순수하게 숭고한 의무감으로 빛나는 셜초딩을 본 적이 있는 가!
셜록이랑 존이랑 메리가 잘 지내는 건 좋은데 이건 내가 원했던 것도 아니고 원하지 않았던 것도 아니여....
이건 의도된 구도다. 100% 확신한다. 메리 머리 위에 삐죽 솟아있는 저 뿔.
좋아하는 대칭구도.
메리에 대해 이야기할때 존의 얼굴에 떠오르는 부드러움.
지난 몇년간 그의 세상을 뒤흔들어놓은 사람은 둘인데 그 중 하나는 메리 모스턴이고 다른 하나는 완전 dickhead인 놈이다.
베테랑 쿠니관의 위엄! 드디어! 앗싸!
쪼꼬만 손 ㅡㅠㅡ
셜록, 이라고 이름을 부른 다음, 약 1.5초간의 정적이 있다. 피해자의 시신을 검시한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살아있다는 걸 깨달았을 때 얼마나 기절할 듯이 놀랐을까. 그러나 '아직 숨을 쉬고 있어'라고 말하는 목소리는 침착하기 그지 없고 셜록에게 스카프를 내놓으라고 말할때의 어조도 여전하다. 오로지 저 1.5초간의 정적만이 존의 경악을 이야기해준다.
셜록마저 버벅대는 상황에서 현직 군인들을 앞에 두고 현장을 장악한 것은 존 왓슨의 위엄.
아, 상남자 존 수치가 올라가니 어지러워...
아 놔, 셜록 색히 우리 경위님 좀 그만 괴롭혀. 노랑병아리같은 몰리가 너무 예뻐서 캡쳐.
영혼 없는 브릴리언트.
살다보면 셜록이 몰리한테 당하는 날도 온다. 다시 한번 채팅을 시도하는 셜록. 그러나 잘될 리가 없지.
보는 순간 내 눈을 의심했다. 정지시켜놓고 개쳐웃었던 장면. 저거 뭐냐며, 오려붙인 거냐며.
총각파티의 시작. 실린더 들고 있는 손가락이 예뻐서. 참, 영국에서 1파인트는 568ml란다.
슬슬 성에 안차기 시작하는 전직 군의관.
나간지 2시간만에 떡이 되어서 돌아온 두 남자. 이런 짓이나 하고 있다.
'나 채소야?'
대칭구도는 언제나 옳다.
안타까워하는 듯한 표정이 귀여워서.
셜록으로 모자라 이젠 존 뒤치닥거리까지 해야하는 레스트레이드.
'속삭이면 안돼요?'
'NOT REALLY!'
그 소리에 깨어난 셜록.
숄토 소령에 대해 조사하는 셜록. 존 왓슨에 관한 모든 정보를 알아야겠다는 저 집념!
존이 들어오자 화면을 바꾼다. 이미 대답해줬는데 왜 눈치볼까 싶었는데 앞서 대화 내용이 기억났다. 왜 그에게 관심을 갖느냐고 존이 묻자 관심을 갖는 게 아니라 그저 잡담을 하는 거라고 둘러댔던 셜록. 그런데 진짜 관심이었다. 존에게 '전(previous)' 사령관이라고 했다가 지뢰를 밟을 뻔 했지.
마인드 팰리스. 어떻게 저렇게 정신없는 수신호를 제깍 알아듣는가 했더니.
결국 존의 가설로 대충 마무리짓고 끝난 하루살이 남자 사건.
그리고 맞이한 에피파니의 순간.
Back to 마인드 팰리스.
'헨리?'
'닥쳐.'
'험프리?'
'닥치라고.'
'히긴스?'
'저리 꺼져.'
존의 미들네임에서 시작하여 '그 여자'에 이른 상념의 흐름. 자기 마인드 팰리스 안에서 아이린과 마주친 순간 셜록의 반응을 보면 '그 여자'가 그에게 있어 매혹의 대상이었음을 부정할 수가 없다.
처음 만났을 때의 그 강렬한 첫인상. 완벽한 헤어, 완벽한 메이크업, 그리고 나체 ㅋ
그렇게나 형을 싫어하면서도 셜록이 극도로 추구하는 냉철한 이성의 현신은 언제나 마이크로프트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웨딩 플래너 알바트로스가 드라마퀸 브라키오사우루스가 되려면 시간이 좀 걸린다. 버퍼링 중...
'살인에 대해 말해봅시다!'
예상도 했고 각오도 했지만 언제나 기대를 뛰어넘는 베프에게 화도 못내고 그냥 혼자서 좌절하고 마는 존 왓슨. 남편 친구가 자기 결혼식을 깽판 놓는데 별 서운한 티도 안내는 메리.
또 이름 잘못 부른 셜록
수난의 아이콘 그렉 레스트레이드.
애써 웃는 얼굴로 연설이 언제쯤 끝날 것 같냐고 물으니까 대답이랍시고 하는 말이 '바티칸 카메오'
전투 개시 코드. 순식간에 바뀌는 존의 바디 랭귀지.
돌아온 브라키오사우루스. Let's play a game.
Let's play murder.
마이크로프트라면 집에 침입해서 질식시킬 거라고 말하는 순간의 저 진정성 (...)
어린 아치의 말을 통해 맞이한 두번째 에피파니.
그리고 마침내 살해대상이 누구인지 밝혀낸다.
자기 결혼식인데 아내에게 키스하고 셜록을 따라가는 존.
그러나 이내 남편 따라 자기 결혼식을 버리고 가는 미세스 왓슨
숄토 소령의 말대로 사건을 이 자리에서 해결하라는 메리.
나에겐 이 지점이 The sign of three. 3인조 좋아. 그게 뭐 어때서. 동인망상과 상관없는 취향도 있다긔. 실증가능한 증거 따위 없이 하니까 망상이지. 그래도 자꾸만 개운하지 못한 건 기분좋게 속아넘어가는 느낌이 없어서. 배우들의 연기력과 케미스트리를 앞세워 날로 먹는 것 같단 말이지. 섬세한 심리묘사? 캐릭터구축? 그게 뭔가요? 먹는 건가요?
마누라 편을 드는 남편.
드라마퀸이라는 자신의 정체성을 부정하고픈 셜록.
'게임은 시작됐어, 해결하라고!'
웃겨서 캡쳐.
아 놔 왜 이렇게 씁쓸하지. 셜록-사라-존의 쓰리썸 팬픽이나 재탕할까
우리 셜로기가 달라졌어요. 세상에, 얘가 사람에게서 공감을 이끌어내 자살하려는 걸 막다니. 멀쩡한 사람도 자살시킬 것 같았던 애가 ㅠㅠ 근데 왜 난 일케 슬프지 ㅠㅠ 살인은 막았는데 암만봐도 이걸 해낸건 브라키오사우루스가 아니라 알바트로스야.
세 명의 징후
메리는 처음 그 소식을 들었을 땐 진심으로 기뻐하다가
슬슬 현실이 머리를 치고 들어오자 복잡한 심경이 된다.
자신을 존의 아이였다고 규정짓는 셜록. 아 놔 이러지 마. 이 부분에 대해서는 뒤에 가서 좀 더 자세하게.
패닉이 물러가고 나자 아무 걱정없이 기뻐하기만 하는 존에 비해 메리의 표정이 그닥 밝지 않다는 걸 알아차린 셜록.
허드슨 부인이 그랬지. 누가 결혼식장을 일찍 떠나냐고. 셜록이 그랬다. 그리고 그걸 알아차린 사람은 또 몰리였다.
'그가 보고 있지 않을 때 당신은 슬퍼보여요.'
셜록 홈즈가 가장 셜록 홈즈스러울 수 있는 곳은 여기가 아니다. 알바트로스는 다시금 창공을 향해 날아가고 셜록 홈즈는 코트 깃을 세운채 어둠 속으로 사라져간다.
셜록 1시즌을 보았을 때 나는 이미 메디컬 드라마 하우스의 충실한 시청자였고 오직 셜록 홈즈 프랜차이즈라는 이유만으로 로다주와 주드로가 나오는 가이 리치 영화도 본 상태였다. 초딩 시절, 홈즈를 이상형을 삼았던 전적이 있는 나는 쏟아지는 프랜차이즈에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 가이 리치 영화는 왓슨이 잘생긴데다가 홈즈랑 화끈하게 맞대거리할 수 있는 사람이라 좋았고 메리가 홈즈와의 기싸움에서 지지 않고 왓슨을 차지하는 기백있는 여성이라 좋았다. 둘이 유치장에 갇혀있을 때 대놓고 홈즈 내버려두고 왓슨만 빼내가는 모습보며 '헐 정부인의 포스'라며 넘어갔던 것이다. 넘어가는 포인트가 이상하다고 해도 어쩔 수 없다. 낸들 내 취향을 다 파악하나. 홈즈가 별로 홈즈같지 않고 아이린을 괴도로 변형시킨 모양새는 구태의연하기 짝이 없었으며 메인 빌런과 스토리도 전혀 홈즈같지 않았지만 일단 홈즈라는 상표만 붙으면 난 저항할 수 없다. 어쩔 수 없잖아. 첫사랑인데. 심지어 난 홈즈 시리즈보다 모리스 르블랑의 기암성에서 홈즈를 처음 접했는데 거기서도 뤼팽보다 홈즈가 좋았어. 기암성에서조차 홈즈가 더 좋았다구. 이게 무슨 의미인줄 알아? 유전자에 홈즈 빠슨이 박혀있다는 거다. 홈즈에 대한 나의 애정은 higher power에 의해 결정지어진 거나 마찬가지란 뜻이다.
하우스 시리즈는 원래부터 좋아했지만 곳곳에 숨어있는 셜록 홈즈 오마쥬를 발견하고서 더 좋아진 케이스. 이걸 홈즈 프랜차이즈에 끼워넣으려니 좀 미안하긴 하다. 어디까지나 오마쥬 수준이니까. 하지만 하우스와 윌슨의 관계는 정말 빼도 박도 못했어. 그 포메이션이 너무 뻔히 보였다. 그리고 최후의 일격으로 영드 셜록을 보았지.
그때 모처에다 대충 이런 말을 남겼는데,
'셜록의 셜록과 존은 갓 사랑에 빠진 연인이다. 서로의 단점까지도 매력의 일부이다. 영화의 홈즈와 왓슨은 슬슬 권태기를 맞이했다. 애정은 굳건하지만 열정이 식고 나자 서로의 단점이 눈에 보이기 시작하고 그걸 도저히 참아줄 수가 없게 됐다. 둘은 미친 듯이 싸운다. 하우스와 윌슨은 사귄지 최소 10년은 지난 장기연애커플이다. 열정은 다 식었고 애정은 남아있지만 더이상 견고하지 않다. 사랑하느냐는 물음에는 고개를 끄덕이겠지만 윌슨은 슬슬 하우스를 커디에게 떠넘기고 이 관계에서 해방되고 싶다(...)'
그리고 친구랑 이런 대화도 나눴다.
'윌슨이랑 커디랑 결혼해서 하우스를 입양하면 될 것 같은데.'
셜록 제작진이 셜록-존-메리를 두고서 의도한 구도가 바로 이거인거 같은데, 아무리 취향에 맞아도 별로 설득력도 없고 넘어가주고 싶지도 않은 것이, 대체 뭘 보여줬다고 멍석을 벌써 깔어? 그것도 가장 촌스러운, 등장인물의 입으로 직접 관계를 정의하는 방식을 동원해서 대뜸 들이대기만 하면 다냐? 하우스는 월슨 못지 않게 커디랑 투닥거리는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줬다고. 저 관계성은 시청자인 내가 느낀 거지, 그게 설령 제작진의 의도였다고 한들 이렇게 대놓고 먹으라고 입 앞에 들이대서 삼킨 게 아니었단 말이야.
그래도 아직까지는 괜찮았다. 메리에 대한 셜록의 태도는 '윙? 대체 왜? 언제부터?!'싶은 게 사실이지만 어쨌거나 결국엔 그렇게 될 거니까. 사라나 자넷에게 했었던 것처럼 틱틱거려도 영리하고 재치있고 끈질긴 메리가 눈도 깜짝하지 않고 그 자리에서 버티면 결국엔 셜록도 지고 들어올 수 밖에 없으니까.
하지만 3화가 아슬아슬하게 마지노선 위로 전진 중이었던 나의 셜록-존-메리 구도를 완전히 개발살냈다. 아니 그냥 전반적으로 3화 전체가 꿈도 희망도 없다.
이제 고지 하나만 더 넘기면 완전한 디엔드. 뚜 비 껀띠뉴드...